2020년 유색보석 시장 전망

글 : 박   준  서

고사성어 중에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아름다운 꽃도 열흘을 넘기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다이아몬드는 영원불멸의 상징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세상에는 아름다운 것들이 수없이 많지만 시간이 지나면 어김없이 사라지는 것이 자연의 이치다. 하지만 다이아몬드는 수백 년, 수천 년이 지나도 변치 않는 영원불멸의 상징으로 결혼예물에 가장 인기 있는 보석이다.

하지만 다이아몬드보다 더 화려하고 아름다운 보석이 있다. 바로 유색보석이다. 유색보석은 무색에 가까운 다이아몬드보다 아름다울 뿐 만 아니라 희소성, 전통성, 내구성 등을 가지고 다양한 종류와 색상을 갖추고 있어 뭇 여성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유색보석 가운데 루비와 사파이어, 에메랄드는 다이아몬드와 함께 전통적으로 세계 4대 보석에 속한다. 나머지 수백 종에 이르는 Semi-Precious Stones도 각기 아름답고 화려한 색상을 자랑한다.

지난해 국내 유색보석시장은 대내외 경기침체 등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선전(善戰)을 거듭했다. 특히 저렴한 가넷, 터쿼이스, 말라카이트(공작석), 자만노(아게이트), 오닉스, 라피스라줄리, 아이올라이트 등이 SNS 플랫폼을 통해 매출을 극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는 사용자간의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통해 정보공유, 그리고 인맥 확대 등을 통해 사회적 관계를 생성하고 강화해주는 온라인 플랫폼을 의미한다.”<구글 위키백과>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은 이미 30억명을 돌파하고 있다. 따라서 유통과 정보의 공유는 시대의 흐름이자 대세며 증가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귀금속 업계 트렌드 또한 마찬가지다. 올해도 고가의 화인스톤을 제외한 저렴한 준보석의 SNS 판매율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한층 높아질 것이다.

그러면 전통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화인스톤 루비, 사파이어, 에메랄드의 전망은 어떠한가? 화인스톤은 젊은 층부터 중·장년층까지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보석이다. 그러나 가격이 만만치 않아 선뜻 지갑을 열 수 없다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최근 화인 주얼리 중 루비, 사파이어, 에메랄드는 원색의 무겁고 획일화 된 전통적인 컬러와 디자인보다는 색상이 가볍고 패션 감각이 넘치는 파스텔 컬러 위주의 디자인이 주목을 받고 있다. 다시 말하면 올해는 최상의 품질과 짙은 원색이 아닌 가격이 저렴한 팬시 컬러의 고전적이지 않은 패셔너블한 디자인을 더 선호 할 것이다. 색상이 다양한 팬시 사파이어, 토르말린 계열인 루벨라이트, 가넷, 핑크산호, 핑크 토파즈 등이 여성들의 눈길을 끌 것이다.

또한 미국 색체연구소 ‘팬톤(Pantone)’은 지난해 리빙 코럴(Living Coral)에 이어 2020년 올해의 컬러를 해가 질 무렵, 푸른 하늘의 어스름함을 표현한 ‘클래식 블루(Classic Blue)’로 선정 발표했다. 팬톤사 부회장 로리 프레스맨은 “파란색은 마음에 평화와 차분함, 그리고 자신감을 주는 안정적인 색이다.”고 밝혔다. 따라서 올해는 옅은 색상의 블루사파이어, 탄자나이트, 아콰마린, 아이올라이트, 깊은 바다의 영혼을 담았다고 하는 ’런던블루‘ 등이 인기를 끌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유색보석 활성화 방안’을 생각해 보자. 먼저 보석업계의 오랜 숙원사업인 보석에 대한 관세를 면제하는 내용의 관세법 개정안이 지난해 12월 27일 국회를 통과하여 빠르면 올해 4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재)한국주얼리산업진흥재단 김종목 이사장은 “시행령이 만들어지는 대로 주얼리 완제품을 제외한 다이아몬드 나석, 유색보석 나석, 천연광물의 관세가 크기 수량, 금액과 관계없이 면제될 예정이다”고 전했다.<귀금속경제신문>

현재 보석류 관세는 천연광물(Rough Stone)의 경우 1%, 나석(Loose Stone)의 경우 5%이다. 관세가 면제 된다면 침체된 보석산업 및 유색보석 시장이 크게 활기를 띠게 될 전망이다.

이런 좋은 환경이 만들어 진다 하더라도 유색 보석 활성화를 위한 노력은 더 필요하다. 첫 번째로 유색보석은 부가가치 창출이 용이해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보석들은 고가의 보석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화려한 색상을 갖춘 보석들을 말한다. 립스틱 효과와 같이 경기가 좋지 않을수록 싸고 화려한 컬러의 보석을 찾게 마련이다. 따라서 소비자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는 저가 보석이지만 부가가치 창출이 용이한 보석과 디자인 개발이 필수적이다.

두 번째로 소비자 신뢰가 우선이다. 유색보석은 종류가 다양하여 전문가도 판단하기 어려울 정도로 유사한 보석들이 많이 있다. 하물며 전문가가 아닌 소비자들은 눈뜬 시각장애자와 거의 다를 바 없다. 그럴수록 매출에만 신경 쓰지 말고 전문 감정원의 감정서를 첨부하여 소비자들의 신뢰를 쌓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상품을 팔기 전에 먼저 나의 인격과 친절을 팔라’는 말이 있다. 나의 고객은 내가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판매에 임한다면 소비자는 영원한 고객이 될 것이다.

세 번째로 소비자를 대상으로한 유색보석 홍보를 들고자 한다. 미국의 AGTA, 일본의 JCP, 태국의 TCP 등은 감정이나 보석관련 각종규정, 집중적인 프로모션 등 보석 활성화를 위해서 다양한 활동을 한다. 우리나라도 유색보석 판매업자를 위한 지방순회 교육이나 관련 협회를 통한 유색보석 홍보 등 마케팅에 주력할 필요성이 있다. (사)한국보석협회에서 20여년 가까이 진행하고 있는 ‘보석마케팅 실무교육’은 그 좋은 예다. 유색보석 활성화는 누가 대신 할 수 없다. 보석이 아무리 아름답다 하더라도 소비자가 원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소비자가 소유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홍보하고 갈고 다듬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전문가나 업자 스스로 시장을 개척하고 홍보함으로써 소비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수밖에 없다. 

이밖에 유색보석 활성화를 위한 시급한 현안은 위에서도 언급한대로 소비자가 접근하기 쉽도록 적극적인 홍보와 교육, 새로운 디자인 개발, 올바른 정보와 적정한 가격, 최고의 Quality, 판매자의 자질, 철저한 AS 등으로 추락한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올해도 보석시장 경기는 그리 녹녹치 않을 것이다. 이럴수록 더 연구하고 홍보하고 철저한 신뢰로 고객들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가는 수밖에 없다. 불황 속에 호황이 있다는 말이 있다. 싼값에 최고의 기분을 낼 수 있는 립스틱, 살수 없으면 빌려서 쓰는 명품대여업, 개인 간 직거래 몰리는 택배시장, 외식보다 싼 도미노피자, 불황일수록 한방에 일확천금을 꿈꾸는 로또 복권 등은 호황이라고 한다. 보석도 싸고 좋은 저가로 승부를 걸든지 아니면 새로운 보석 대여업이 성행할지 모르는 일이다. 아무튼 2020년에는 유색보석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 조짐이 여러 방면에서 감지되고 있다. 이런 기회에 편승하느냐 못하느냐는 업자들의 몫이다.

출처 / 귀금속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