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 보석은 화려하면서도 우아한 아름다움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현대 사회에서 보석은 결혼식이나 특별한 자리에서 선물로 주고받는 예쁜 장식품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그런데 세대가 바뀌면서 보석에 대한 인식이 눈에 띄게 변화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도 자신의 개성에 맞는 액세서리 및 주얼리를 착용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색상의 보석을 착용하는 데도 주저함이 없다.

또한 갈수록 천연보석뿐만 아니라 인조보석의 소비량 역시 증가하면서 보다 시장의 폭이 확대되고 있다. 이는 최근 몇 년 동안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소비가 급증하면서 더불어 다른 랩 그로운 유색석으로의 관심도 같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떤 보석들을 가장 좋아할까? 개인적인 선호도는 물론 각각 다르겠지만 객관적인 지표를 위해 국내 유색보석 감정 시장의 가장 높은 점유율을 지니고 있는 ㈜한미보석감정원(원장 김영출 공학박사, 이하 한미감정원)에서 발행한 감별서의 빈도(팬데믹 이후인 2023년부터 2024년, 다이아몬드는 제외했음)를 근거로 해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유색보석 Top 10을 정리했다.

한미감정원 관계자는 “창립 43주년을 기념해 유색보석의 감별 빈도 자료를 처음으로 공개하기로 했다.”라며, “이러한 감별서의 빈도는 소비자의 실질적인 구입 선호도와 연결되기에 객관적인 자료로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한미감정원은 80년대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 유색보석 시장에서 독보적인 감별 기술로 유색보석 시장의 보호와 발전에 기여한 감정원으로, 지난 1982년 2월에 설립되어 올해로 43주년을 맞이하고 있다.

다음은 유색보석의 실질적인 구입 선호도로 1위부터 10위까지의 순위다.

1위 루비(Ruby)

루비는 7월의 탄생석이자 열정을 상징하는 보석으로 18.2%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보석으로 선정됐다. 루비는 역사적으로 왕관을 제작하는데 어느 보석보다도 많이 사용된 보석이기도 하다. 또한 최고 품질의 루비 컬러를 일컬어 ‘피전 블러드(Pigeon Blood)’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2위 블루 사파이어(Blue Sapphire)

블루 사파이어는 9월의 탄생석으로 자애, 성실, 덕망을 상징한다. 17.9%로 2위를 차지했다. 블루 사파이어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컬러를 표현하는 용어로 ‘로열 블루(Royal Blue)’가 있다.

3위 에메랄드(Emerald)

매력적인 녹색의 보석으로 5월의 탄생석인 에메랄드가 13.3%로 3위를 차지했다. 일반적으로 내포물이 많기 때문에 투명도가 높은 에메랄드는 매우 희소하다. 로마의 황제 네로는 에메랄드로 안경을 만들어 착용하고 황홀하고 부드러운 녹색을 통해 격렬한 격투기를 즐겼다고 전해진다.

4위 진주(Pearl)

10.3%의 점유율을 차지한 진주는 6월의 탄생석으로 건강과 장수, 그리고 부를 상징한다. 조개 속에서 숨 쉬며 자라나는 살아있는 보석으로, 은은하고 신비한 빛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5위 투어멀린(Tourmaline: 전기석)

다양한 컬러를 띄는 투어멀린은 9.9%로 5위를 차지했다. 대표적인 컬러는 녹색과 자색이다.

6위 수정(Quartz: 자수정, 황수정, 백수정, 연수정 등)

투어멀린과 불과 0.2%의 근소한 차이인 9.7%로 6위를 차지했다. 수정 중 가장 대표적인 자수정은 2월의 탄생석으로 수정 종류 중에서 가장 사랑받는 보석이다. 옛날 서양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자수정을 몸에 지니고 있으면 아무리 술을 많이 마신다 하더라도 취하지 않는다고 믿었다고 한다.

7위 오팔(Opal)

10월의 탄생석으로 점유율 5.7%를 차지했다. 오팔은 그리스어의 ‘Opallios’에서 유래된 말로 귀한 보석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8위 가넷(Garnet: 석류석)

오팔과 0.1%인 근소한 차이로 5.6%, 8위를 차지했다. 가넷은 1월의 탄생석으로 대중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우애, 진실, 충실, 정절을 상징한다.

9위 토파즈(Topaz)

4.8%의 점유율을 차지한 토파즈는 11월의 탄생석으로 우정, 우애, 희망, 결백을 상징한다. 대표적인 색상인 청색 이외에 무색, 갈색도 있다.

10위 블루 이외의 핑크, 옐로우, 오렌지 등의 팬시 컬러 사파이어(Fancy Sapphire)

4.6%로 팬시 컬러 사파이어가 마지막 10위를 차지했다.

한편, 럭셔리 명품만을 취급하는 선도적인 글로벌 온라인몰인 1stDibs에서 2023년도에 판매한 보석 종류의 순위 목록을 보면, 국내에서와 선호 추이가 거의 같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 결과로 볼 때 국내외 유색보석 판매는 서구화를 지향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참고로 1stDibs의 판매 순위를 살펴보면 1위 루비, 2위 블루 사파이어, 3위 에메랄드, 4위 아콰마린, 5위 토파즈, 6위 투어멀린(전기석), 7위 오팔, 8위 시트린(황수정), 9위 가넷(석류석), 10위 탄자나이트 순이었다.

한미감정원 김영출 원장은 “우리나라 보석 산업은 다양한 측면에서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고 변화에 적응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미래에는 보다 지속 가능하고 투명한 보석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되며, 갈수록 소비자들은 자신만의 가치관을 담아낸 다양한 컬러의 보석을 찾고 소비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생산국이 아닌 소비국의 입장에서 보석에 대한 정확한 감정과 감별을 통해 국내 보석 산업의 보호와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출처: 귀금속경제신문